우주서 조직·장기 만들어 지구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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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우주서 조직·장기 만들어 지구로 보낸다
  • 출판사조선뉴스프레스
  • 잡지명주간조선

미국의 우주기업 액시엄스페이스가 건설할 우주정거장 재생의학연구소 상상도. photo cnbc.com
미국의 우주기업 액시엄스페이스가 건설할 우주정거장 재생의학연구소 상상도. photo cnbc.com
 

미국의 우주기업 액시엄스페이스(Axiom Space)가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과 함께 우주 재생의학연구소 설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재생의학연구소가 우주에 생기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우주에서 조직·장기 연구나 제품 등을 개발해 재생의학 분야를 혁신하려는 게 목적이다. 한마디로 의료 치료의 새로운 길을 찾아나선 셈이다.

액시엄스페이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오랜 기간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그램에 관여했던 마이클 서프레디와 이란계 미국인 사업가 카말 가파리안이 2016년에 설립한 회사다. 현재 세계 최초의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을 놓고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 등과 경쟁 중이다. NASA는 2030년 퇴역할 국제우주정거장을 대체하기 위해 액시엄스페이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액시엄스페이스는 2028년까지 새로운 우주정거장을 건설한다. 퇴역하는 400㎞ 상공의 국제우주정거장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2024년 9월 첫 민간 주거 모듈(액시엄 허브 원)을 발사하고, 2027년까지 3개의 추가 모듈을 발사한다. 모든 일정이 계획대로 완성되면 액시엄스페이스의 모듈은 민간 우주정거장의 중심 시설로 쓰일 예정이다. 우주인의 숙소는 물론 과학실험실, 신약 개발 등의 연구 장소로 활용된다.

지난 4월 9일(한국시간), 액시엄스페이스는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을 향한 첫걸음으로 민간인만으로 구성된 우주여행팀을 국제우주정거장에 올려 보냈다. 국제우주정거장 건설 이후 처음 이뤄진 왕복 10일간의 민간 우주여행이다. 그동안 민간인의 국제우주정거장 방문은 전문 우주비행사와 동행한 가운데 러시아의 소유즈 로켓을 이용해 러시아 쪽 모듈에서 이뤄졌다. 액시엄스페이스 여행은 우주비행사가 동반하지 않는 첫 순수 민간인 여행이자 NASA의 주선으로 미국 모듈 쪽에서 진행된 첫 국제우주정거장 방문이다.

우주정거장 재생의학연구소에서는 무중력 상태가 인체에 미칠 변화 등에 대해 연구하게 된다. photo geekwire.com
우주정거장 재생의학연구소에서는 무중력 상태가 인체에 미칠 변화 등에 대해 연구하게 된다. photo geekwire.com
 

재생의학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열쇠

액시엄스페이스는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과 함께 우주에서 의약품 연구개발을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바로 우주정거장 내에 재생의학연구소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4월 18일 ‘리젠메드 개발기구’ ‘웨이크포레스트 재생의학연구소’와 우주 재생의학연구소를 마련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리젠메드 개발기구는 재생의학의 제조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조직이고, 웨이크포레스트 재생의학연구소는 재생의학 임상치료의 선두주자이다. 웨이크포레스트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방광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일본에서도 우주에서만 얻을 수 있는 물질구조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접목한 의약품 개발 연구 지원 서비스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생의학은 말 그대로 잃어버린 세포를 되살리는 의료 기술이다. 우리 몸은 세포가 모여서 조직을 이룬다. 세포는 끊임없이 분열하고 재생되지만 일상적인 생활이나 사고, 질병 등으로 체세포들이 계속 죽어나간다. 손상되거나 결손이 발생한 장기나 조직의 기능을 원래대로 회복시키는 것이 재생의학이다.

예를 들어 심한 상처나 부상이 내부 장기에 영향을 미쳤을 때, 환자는 일치하는 기증자로부터 새로운 장기를 받아 장기 이식을 해야 한다. 하지만 재생의학의 도움으로 환자의 세포를 이용해 새로운 장기 조직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 중심에는 줄기세포가 있다. 줄기세포는 여러 종류의 신체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 즉 ‘미분화 세포’를 일컫는 말이다. 줄기를 이루는 세포라는 뜻이다. 미분화 상태에서 적절한 조건을 맞춰주면 다양한 조직 세포로 분화할 수 있으므로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는 치료에 줄기세포가 많이 응용된다.

재생의학은 전통적 치료 방법의 진화형이다. 1993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랭어 교수와 하버드대 의대 바칸티 교수가 인체의 장기나 조직을 체외에서 재생하여 이식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면서 시작되었다. 심장판막, 연골, 피부, 각막, 혈관, 기도, 심장근육 등을 포함한 수십 가지의 장기와 조직이 재생의학을 통해 실제로 임상에서 이뤄지고 있다. 약물치료의 부작용을 줄인다는 점에서 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액시엄스페이스의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은 국제우주정거장처럼 우주 환경의 이용과 유인 우주활동을 위한 기반 정비가 궁극적 목표다. 본격적으로 시작될 우주 관광시대를 대비하는 차원뿐 아니라 인간이 우주에서 장기체류하기 위한, 즉 더 멀리 있는 우주로 나가기 위한 연구를 위해 전초기지의 역할을 한다.

사람들이 오랫동안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건강관리는 필수다. 또 무중력(미소중력) 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몸의 변화와 질병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 우주인이 우주 환경에서 겪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중력과 우주 방사선이다. NASA는 201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 참여해 우주의 무중력 상태와 국제우주정거장에서의 생활 경험, 노화 연구 결과 등을 생명공학·재생의학과 접목시키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일반인은 무중력 상태에서 우리 몸이 어떻게 뜰지 생각한다. 하지만 액시엄스페이스와 웨이크포레스트 재생의학연구소는 그것이 우리 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고 있다. 무중력 상태의 우주정거장 환경은 박테리아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세포와 조직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유전자 발현과 DNA 조절, 세포 기능과 생리의 변화 등을 일으킨다.

이 같은 무중력 효과를 활용하는 연구는 제약 개발, 질병 모델링, 재생의학 분야를 발전시키기에 충분하다. 이를테면 중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상태에서 강도는 높으면서 무게는 엄청나게 가벼운 새로운 물질을 만들 수 있고, 지구에서보다 좀 더 빠르게 세포를 키울 수 있을 것이다. 효능이 높은 고순도 의약품을 제조하는 데도 필수적 공간이 된다.

액시엄스페이스의 우주정거장 내 재생의학연구소 공간은 대기권 밖에서 일어날 수 있는 건강 상태 변화의 대응 연구는 물론 재생의학 연구, 그리고 장기 생산에 쓰일 예정이다. 인간의 조직이나 장기 변화를 연구하고 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찾아 기업의 재생의학 제품 개발이나 연구를 돕는 게 목표다. 우주에서 조직·장기를 생산해 지구로 제공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웨이크포레스트 재생의학연구소의 안토니 아탈라 이사는 액시엄스페이스가 구축하는 민간 우주정거장이 천혜의 재생의학연구소가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출처 : 주간조선(http://weekly.chosun.com) 

[출처] 주간조선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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